[출근길 인터뷰] "벌금 낼 돈 없어 장발장은행서 빌렸다가 이젠 기부합니다"

2024-01-14 0

[출근길 인터뷰] "벌금 낼 돈 없어 장발장은행서 빌렸다가 이젠 기부합니다"

[앵커]

소설 속 장발장은 배가 고파 빵을 하나 훔쳤다는 이유로 무려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죠.

현실에도 이런 장발장들이 많다고 하는데요.

'현대판 장발장'들의 버팀목 '장발장 은행'이 문을 연 지 10년이 됐습니다.

뉴스캐스터 연결해서 '장발장 은행'의 10년간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.

신제인 캐스터.

[캐스터]

월요일 아침 출근길 인터뷰는 오창익 장발장은행 대표와 이야기 나눠봅니다. 안녕하십니까?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안녕하세요.

[캐스터]

대표님, 먼저 장발장 은행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.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장발장 은행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분들을 도와드리는 건데요.

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건 징역형이 아니기 때문에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의미합니다.

그런데 벌금을 내지 못하면 감옥에 끌려가거든요.

그렇다면 죄질이 나빠서 또 위험해서 감옥에 가는 게 아니라 단지 돈이 없어서 감옥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비참합니다.

이분들께 저희가 작은 도움을 드리고 있는데요.

저희가 벌금을 빌려드리면 이분들이 저희한테 이자는 내지 않고 나눠서 갚도록 하는 겁니다.

[캐스터]

그런데 현대판 장발장 모두에게 돈을 빌려줄 수는 없을 텐데요. 어떻게 선별하나요?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저희가 이를테면 죄종별로, 종류별로 구별을 조금 하긴 합니다.

이를테면 음주운전을 했다거나 또는 몰카 등을 사용한 분들에겐 절대 못 빌려드리고요.

또 젊은 분들에게 가급적 많이 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.

젊은 사람들이 감옥을 체험하는 건 그 젊은이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지만 사회에게도 좋은 일 아닙니다.

왜냐하면 교도소에 가면 자칫 잘못하면 범죄를 배우는 경우도 있거든요.

[캐스터]

앞서서 이자없이 운영을 한다고 말씀 주셨는데요. 그럼 대출금 상환율은 어느 정도인가요?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저희가 지금까지 한 22억 원 정도 빌려드렸고요. 1,200여 명에게 빌려드렸습니다.

그런데 800명 정도가 갚고 있습니다. 대출은 꾸준히 잘하고 있는 편입니다. 아, 대출 상환은요.

[캐스터]

그럼 장발장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실제로 재기에 성공하신 분들도 계셨나요?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그럼요. 당장에 목돈으로 벌금을 내는 게 어려울 뿐이지 이를테면 300만 원이라는 돈도 한 달 내에 내려면 굉장히 곤혹스러운데 이걸 나눠 내면 그래도 형편이 좀 가능할 수 있거든요.

그리고 저희에게 당장 벌금을 빌려가서 또 취업에 성공하거나 하는 분들 굉장히 많고요.

특히 저희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장발장 은행에 후원금을 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.

[캐스터]

그런데 최근에 이 장발장 은행을 찾는 분들이 부쩍 많이 늘었다고 들었는데요. 어떤 이유인지요?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아쉬운 대목인데요.

2021년에 한 해 동안 벌금 미납을 이후로 감옥에 간 사람이 2만 1000명이었고요.

2022년에 2만 5000명입니다. 좀 는 거죠.

그런데 작년에 급증했습니다. 2023년 한 해 동안 벌금을 못 내서 감옥 간 사람이 5만 명이나 됩니다.

그러니까 감옥 간 사람들이 느니까 장발장 은행에 도움을 요청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습니다.

[캐스터]

장발장 은행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.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저희는 벌금 빌려드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벌금 제도를 개혁했으면 좋겠습니다.

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벌금을 소득과 재산에 따라 달리 매기고 있습니다.

같은 300만 원이라도 돈 많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고통도 없는데 가난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액수가 될 수 있거든요.

그러니까 벌금 제도를 공평하게 개혁해 줬으면 좋겠는데 정부가 나서줬으면 합니다.

[캐스터]

마지막으로 이곳 장발장 은행에 힘을 보태고 싶은 분들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설명해 주시죠.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장발장 은행은 인권연대가 운영하고 있는데요.

인권연대나 장발장 은행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사양하고 있습니다.

그 대신 시민의 참여는 환영하고 있는데요.

장발장 은행의 홈페이지를 검색해 주시면 후원하실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나옵니다.

[캐스터]

오늘 말씀 고맙습니다.

[오창익 / 장발장은행 대표]

고맙습니다.

[캐스터]

지금까지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.

(신제인 캐스터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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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끝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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